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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살리려면 정책혼선 줄여라-좌승희(매일경제 기고)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시 : 2013-08-09
첨부파일 : 파일 다운로드 기고 창조경제(좌승희)-매일경제,2013.7.3일자 칼럼.pdf

[기고] 경제 살리려면 정책혼선 줄여라
[매일경제, 기사입력 2013.07.03.]

좌승희 [KDI 초빙교수(국제정책대학원)]


지금 우리는 사회 양극화를 해소한다는 명분으로 그 원인도 잘 모른 채 경제민주화니, 창조경제니 온갖 처방을 내놓고 있다. 정책 우선순위에 혼선이 적지 않은 셈이다. 양극화를 자본주의 모순이라고 보는 카를 마르크스적 생각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자본주의 시장은 본질적으로 경제적 차이와 차등을 통해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모두를 발전시키는 동반성장 메커니즘이다. 물론 그렇다고 평등한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불편한 진실은 바로 가진 자에서 없는 자로 부를 재분배하여 자본주의의 일상적 현상인 경제적 차이와 차등마저도 해소해 주겠다는 민주정치의 평등주의 정책들이 오히려 더 큰 양극화를 조장해 왔다는 사실이다. 노력과 성과에 관계없이 균등한 경제적 결과를 보장하겠다는 정치적 약속은 결국 모두의 경제적 동기를 차단함으로써 중산층이 사라지고 모두가 하향 평준화하는 경제 정체의 길을 재촉하게 된다.

양극화 심화는 자본주의의 태생적 문제라기보다 포퓰리즘 민주주의의 결과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경제 정체에 시달리고 있는 선진 사민주의 국가들의 경험은 물론 최고의 동반성장 모형에서 양극화 경제로 추락한 한국 경제 60년 역사가 이를 잘 웅변하고 있다.

지난 50여 년 한국 경제 발전사를 살펴보면, 전반 30여 년은 연평균 8~9%대 초고속 성장에 수출과 내수, 대기업과 중소기업, 성장과 일자리 그리고 분배가 동반 개선되는 양질의 발전을 이루며 전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동반성장국가라는 칭송을 받았다.

그럼 한국 개발연대(1960~1980년대) 동반성장은 어떻게 가능했는가? 수출 주도 성장전략하에서 성장하는 수출기업들이 수출의 과실을 국내 투자로 환원함으로써 수출이 국내 내수 부문과 고용을 늘리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결과다.

당시 한국 기업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독려하에 내수 투자를 늘릴 수 있었다. 당시에는 노조를 지나치게 억압한 문제가 있었지만 1990년대 이후와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투적 노조는 없었다. 당시에는 수출을 많이 하여 대기업이 되는 것이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는 이점이 되었으며 경제력 집중 규제나 수도권 집중 규제라는 이름으로 대기업들에 대해 국내 투자를 규제하는 일은 없었다. 수출이 내수 투자, 중소기업, 서비스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양산함으로써 동반성장을 이끈 것이다.

그럼 왜 양극화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오늘날 동반성장이 안 되고 있는가? 근로자를 위한다는 전투적 노조 방치, 크기 때문에 규제하는 대기업 투자 규제, 작기 때문에 지원하는 중소기업 지원 정책, 지방을 위한다는 수도권 규제 등 소위 경제적 약자를 더 우대한다는 경제평등주의 정책들이 결국은 투자할 능력이 있는 수출ㆍ제조 대기업들로 하여금 국내 투자 의욕을 약화시키고 국외 투자를 과도하게 조장함으로써 국내 일자리 창출 저하는 물론 중소기업과 서비스 부문에 대한 수요 기반 잠식을 초래하고 성장과 분배의 괴리와 수출과 내수, 대기업과 중소기업,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에 양극화를 조장하기 때문이다. 소위 포퓰리즘 민주주의가 실현 불가능한 경제평등을 내걸고 투자할 능력이 있는 기업들에 대해 투자를 억제하는 정책들을 남발하면서 동반성장의 선순환 구조가 차단되어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이다.

창조경제도 경제민주화도 국내 기업 투자를 저해하는 방향이면 양극화 해소에 도움이 되기는 어렵다. 대기업 투자 규제와 수도권 규제, 전투적 기득권 노조 문제를 풀지 않고 대기업 투자와 질 좋은 일자리, 비정규직 문제 해결, 나아가 동반성장 메커니즘의 재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투자 여력이 있는 기업들에 대해 투자를 규제하는 것이 마치 공정한 시장질서이며 동반성장과 일자리 창출 정책인 양 호도하는 일부 정치권이나 학계의 궤변이 사라지지 않는 한 한국 경제 미래는 밝지 않다.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기업 투자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만이 양극화의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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