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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의 외환배정과 경제적 지대 (김낙년 2002-11)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시 : 2008-01-02
첨부파일 : 파일 다운로드 2002_11월 제도경제(김낙년-1).pdf
Ⅰ 머리말 본고는 1950년대 한국경제를 특히 외환정책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보고자 한다. 긴 역사적 맥락에서 보면 식민지기의 조선은 마치 일본의 한 지방과 같이 円통화권에 편입되어 있었기 때문에 외환정책이 있을 수 없었으며, 한편 1960년대 이후에는 여러 차례에 걸친 환율현실화 조치로 외환에 대한 규제가 현저히 완화되었다. 외환관리와 환율규제는 해방 후 1950년대의 중요한 특징이며 이 시기의 한국경제를 이해하는데 유용한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고 생각된다. 1950년대 외환정책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점에 초점을 맞추어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외환정책이 당시 미국 원조당국과 한국정부간에 의견 대립과 갈등을 낳은 중심적인 영역이었음에 주목하는 것이다. 한미간의 견해차이에는 당시 한국경제의 부흥이나 개발 또는 안정화를 둘러싼 양국의 인식이나 구상의 차이가 반영되어 있다(최상오 1999; 2000). 그리고 이러한 정책 갈등은 크게 보면 한국경제의 운용을 시장경제의 원리에 馴致시켜 나가는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본고에서는 이 과제를 본격적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둘째, 공업화 또는 경제성장의 관점에서 이 시기 외환정책을 1960년대 이후의 경제정책이나 공업화전략과 대비하여 파악하는 것이다. 1960년대 중엽 이후 시장자유화나 수출지향적 공업화 등은 1950년대의 외환 및 무역 규제와 수입대체 공업화와 대비된다. 양 시기 경제적 성과의 차이도 이러한 정책이나 전략의 차이에서 온 것으로 이해된다(김광석․웨스트팔 1976; A 크루거 1980; 김창남․渡辺利夫 1997). 이러한 접근은 1950년대 경제에 관한 표준적인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지만 양 시기의 대비가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예컨대 1960년대 외환 및 무역 부문에서 시장자유화가 진전된 반면 금융부문에서는 규제가 오히려 강화되었다든지, 한국정부의 수입대체 지향은 1950년대에 국한되지 않고 그 후에도 지속되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김낙년 1999). 양 시기의 대비되는 점을 파악하는 것 못지 않게 그 연속의 실태에 관해서도 구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셋째, 이 시기 외환규제로 인하여 발생한 경제적 지대(economic rent)가 어떤 규모이고 또한 어떻게 배분되었는가를 실증적으로 구명하는 것이다. 1950년대 한국경제를 다룬 연구는 대부분 ‘특혜’ 또는 ‘정경유착’을 운위하고 있지만, 그 실태를 구체적으로 밝힌 연구는 의외로 적다. 김양화(1990)는 綿紡, 梳毛紡, 製粉 공업을 대상으로 하여 이들 업종이 받은 특혜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힌 바 있으며, Cho(1996)와 김낙년(1999)은 1950-60년대에 경제적 지대의 규모가 어떻게 추이하였는지를 추계한 바 있다. 추계 결과에 따르면 정부개입에 의한 경제적 지대는 1950년대에는 주로 외환부문에서 발생하던 것이 1960년대 이후에는 금융부문으로 그 중심이 이동하였음을 보였다. 그렇지만 전자는 일부 업종에 국한된 사례연구이고, 후자는 외환배정의 구체적인 실태를 구명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 시기 외환정책을 둘러싼 역사적 평가는 이상의 세 가지 점에서 접근될 필요가 있겠지만, 여기에서는 특히 세 번째 과제에 중점을 두기로 한다. 이하의 제Ⅱ장에서는 외환관리 하에서 복수 환율의 구조와 추이를 개관한 다음, 제Ⅲ장에서는 원조물자 구매자금의 배정과 政府保有弗 매각을 중심으로 하여 외환배정으로 인해 발생한 경제적 지대의 실태를 밝히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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